액션 고전의 명작
징글벨 노래가 울려 퍼지는 크리스마스 시즌. 술집 여종업원인 아멘다 훤 세커가 약을 복용하고 호텔 아래로 뛰어내려 죽는다. 사건을 맡게 된 로저 머터프 형사는 50대에 들어서 은퇴도 멀지 않은 노형 사이다. 욕조에 있는 아빠 로저에게 달려들어 생일 축하한다고 떠들고 그냥 나가는 아이들, 로저는 씁쓸하다. 로저의 50세 생일이다. 아내에게서 마이클 헌새커라는 사람에게서 전화가 세 번이나 왔었다는 얘기를 듣는다. 12년 전에 연락이 끊긴 옛 친구다. 사건 현장에 간 로저는 떨어져 죽은 여자가 마이클의 딸 아만다인걸 알게 된다. 아만다가 자기의 옛 월남전 전우인 마이크 훤 세커의 딸이라는 것을 알고는 더욱 애석해한다. 현장에 있던 목격자는 매춘부다. 게다가 조수로 배정된 사람이 경찰서 내에서 말썽 많기로 소문나 있고 아내를 잃은 뒤 더욱 거칠어져 물불을 안 가리는 마틴 릭스 형사라는 걸 알고 심란해한다. 트레일러 집에서 혼자 사는 마약과의 마틴은 마약상들을 검거하려다 인질이 되자 총을 겨눈 동료 경찰들에게 자신을 쏘라고 소리지른다. 트레일러에 돌아온 마틴은 총으로 자살하려다 못하고 운다. 교통사고로 죽은 아내가 보고싶다고 그는 확실히 죽기 위해 뾰족하게 깎은 자살용 총알을 장전하고 있다. 아지트인 클럽에서 고객을 만나는 맥칼리스터 장군. 고객이 오합지졸 아니냐고 비아냥대자 조슈아의 팔을 걷고 라이터로 지진다. 이를 꽉물고 견디는 조슈아와 기겁하는 고객. 로저는 마이크를 찾아가 만나고 마이크는 로저에게 범인들을 잡아 죽여달라고 한다. 투신자살하려는 남자가 있는 현장에 간 로저와 마틴. 마틴이 옥상 난간의 남자 옆에 가서 설득하다가 남자의 손목과 자기의 손목을 수갑으로 연결한다. 뛰어내리는 마틴과 남자는 깔아놓은 에어매트 위에 떨어진다. 로저는 기겁해서 마틴에게 길길이 날뛰지만 마틴은 뭐가 문제냐는 듯 웃어넘긴다. 로저는 마약과에 확인해서 마틴이 자살할 지도 모르는 문제인물이라는 얘기를 듣는다. 로저와 마틴은 죽은 여자의 표에 적혀있던 남자의 으리으리한 집에 들어가는데 남자가 다짜고짜 총질한다. 마틴이 로저를 쏘려는 남자를 쏘고 물에 빠진 남자는 비닐에 휘감겨 죽는다.
로저는 아만다의 아버지 훤세커를 만나 추궁한 끝에 훤 세커가 월남전에 특수부대 요원들과 함께 마약 밀수를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훤 세커가 발을 빼려 하자 딸을 죽인 것이다. 그러나 훤 세커마저 조직에 의해 살해된다. 로저의 딸이 납치한 이들 조직은 군 출신의 장군이라는 자가 지휘하는 범죄 조직으로, 두 형사도 이들과 협상 장소로 갔다가 잡히고 만다. 하지만 불같은 릭스가 탈출하여 조직을 일망타진하고, 조직의 하수인인 죠슈아와 일대일 결투를 벌여 그를 눕힌다. 마틴은 치고 받은 끝에 가랑이 목조르기로 놈을 쓰러뜨리는데 놈은 호송하려는 경찰의 총을 뺏어들자 마틴과 로저가 동시에 쏴 죽인다. 마틴은 로저에게 선물이라며 자기 자살용 총알을 준다. 이제 자기는 필요없다고 한다. 마틴은 로저 가족과 저녁 칠면조 요리를 함께 한다.
인간병기가 아닌 두 사람의 콤비플레이가 좋다
리처드 도너 감독은 재미있는 영화를 많이 만들었다. 기억에 남는 것만 해도 <슈퍼맨>과 <슈퍼맨2>가 있고, 해적이 숨긴 보물을 찾아 나선 <구니스>의 악동들도 잊을 수 없다. 룻거 아우어와 미셸 페이퍼의 지고지순한 사랑이야기 <레이디 호크>는 낭만이 깃든 아름다운 화면을 보여준다. 이렇듯 할리우드에서 대중이 좋아할 만한 완성도 있는 오락영화를 만든 장인인 리처드 도너가 80년대 후반 새로운 시리즈를 내놓게 되는데 바로 <리썰 웨폰> 시리즈다. 앞 뒤 가릴 것 없이 좌충우돌하는 멜 깁슨과 중후함을 보여주는 대니 글로버가 콤비가 되어 악을 해결하는 영화. 1987년은 매드 맥스 시리즈의 성공으로 멜 깁슨이 전성기를 열기 시작하던 때다. 2년 전에는 실베스터 스탤론의 <람보 2>가 성공했다. 갑자기 웬 람보냐고? 멜 깁슨이 연기하는 마틴 릭스 형사에게서 바로 <람보 1>이 아닌 <람보 2>의 실베스터 스탤론의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중산층 가장의 노력
막무가내에다 좌충우돌 돌아이형 마틴 릭스와 중후한 중산층 가장이 되기 위해 무던히도 애쓰면서 하루하루 무사히 지나가길 바라며 은퇴만 바라보는 50줄의 로저 머터프 콤비의 상반되는 성격이 이 영화를 지탱한다. 왜냐하면 두 사람의 콤비플레이와 매력에 비해 악당이 상대적으로 약하게 설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분명 둘이서 악당을 쳐부수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에서 악당은 두드러지지 않는다. 게리 부시가 고군분투하지만 있는지 없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존재감이 약해서 영화 전체가 살짝 힘이 빠진다. 덕분에 이 영화는 마틴과 로저의 티격태격 콤비플레이를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액션보다 더 중요하고 관객을 끌어들이는 힘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이런 장르의 영화에서 기대할 만한 액션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 그 덕분에 1987년 우리나라 개봉시에 <리썰 웨폰>이라는 제목에 달아놓은 인간병기라는 부제는 다소 어울리지 않아 보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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