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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알아가기

풀메탈자켓, 베트남 미 해병들의 이야기

by 손앤발 2022.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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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참상을 담은 이야기

조커와 로렌스, 카우보이 등은 베트남 전에 참전하기 위해 입대한 신병들이다. 신병훈련소에서 해병대 교육을 받은 후 베트남으로 파견될 인물들. 전쟁이라는 것에 대한 개념이 없는 이들은 전투 베테랑인 하트만 상사의 교육하에 철두철미한 해병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해 훈련을 받는다. 뚱뚱하고 약간은 지능이 모자라는 로렌스는 신병 교육대 최고의 고문관. 이들이 입소한 첫날부터 하트만 상사는 이들을 혹독하게 훈련시킨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무기는 해병과 그의 총이다”라는 구호 아래 인간적인 모습을 잊고 단지 살상 무기가 되기 위해 고된 훈련을 겪는 이들은 로렌스로 인해 자신들이 얼차려를 받게 되는 사실이 싫다. 분대장이 된 조커는 언제나 로렌스의 곁에서 그를 도와 훈련을 받는다. 복창 한번 제대로 못하던 로렌스는 하트만의 다그침에 정신을 차린 듯이 1급 사수로 변신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인가 로렌스는 자신의 총과 대화를 나누고, 조커와 카우보이 등 같은 훈련생들은 그가 어딘지 모르게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느낀다. 8주간의 훈련이 거의 끝나갈 무렵, 크리스마스가 다가온다. 윗 침대에서 자고 있어야 할 로렌스가 사라진 것을 알게 된 조커는 화장실에서 그를 찾아낸다. 로렌스는 실탄이 장전된 소총을 들고 이미 제정신이 아닌 채로 구호를 복창한다. 소란을 들은 하트만 상사는 로렌스에게 인격 모독적인 말을 던지며 총을 반납할 것을 요구하지만, 로렌스는 하트만의 가슴에 총구를 겨누어 그를 살해한다. 그리고 곧 자신의 입에 총구를 물고 자살한다. 시간이 흘러 모두 자대로 배치를 받는다. 고교시절 신문반 활동을 했던 조커는 종군기자로 ‘스타즈 앤 스트라이프’에 배치되고, 다들 전장을 찾아 흩어진다. 후방인 다낭에서 취재 활동을 하던 조커는 전방에 나가보고 싶어 하는 라프터만 일병과 함께 격전지인 훼이로 출동한다. 베트남 전은 구정 공세를 겪으며 치열해지고, 카우보이가 배치된 소대에서 함께 취재를 하며 전쟁에 나선다. 폐허가 된 훼이의 폐건물에서 이들의 사투가 시작된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인간 본성

오늘은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명작 '풀메탈자켓'을 보았다. 베트남전을 소재로 한 전쟁영화로 전쟁의 참상을 잘 그려낸 전쟁 영화의 명작이라 말할 수 있다. 영화는 크게 두 이야기인데 주인공이 참전을 위해 훈련받았던 해병대 훈련소와 군인 기자로 전장을 누비는 이야기로 나뉜다. 전반부는 동료들에게 피해를 많이 주는 고문관 이야기인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군 생활에는 어울리지 않을 거 같은 순박한 청년이 어떤 계기로 인해 미쳐 변해가는 순간이 담겨 있어 여운이 많이 남는 이야기이다. 그에 비해 후반 이야기는 평범한데 그래도 인상 깊은 전쟁영화임에는 틀림없다.

이 영화는 언뜻 보기에는 선과 악으로 구분되는 상황들이 많이 있다. 베트공은 악이고 적이며 그들에게 죽임을 당하는 미 해병 군인들은 선한 이미지이다. 하지만 영화는 선과 악에 대한 이야기가 아닌 오로지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며 인간의 악한 본성을 드러내는 전쟁에 관한 이야기이다.

명분 없는 전쟁의 무서움

전쟁은 이미 모든 것이 이중적이고 모순적이다. 베트남 인들을 무자비하게 죽이면서, 이것은 하나님의 뜻이라고 기도한다.

하나님을 위해 천국에 수많은 영혼들을 채워 놓는 것이 자신들의 임무라고 외치며 총을 든다. 전쟁이 한창일때, 그들은 고국으로 보내는 영상을 인터뷰하는 장면이 인상 깊다.그들은 베트남 전쟁이 단지 학살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들은 동료의 죽음 앞에서, 또는 자신의 목숨을 위해 계속해서 전쟁을 한다.

베트남전에 대한 이야기로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풀 메탈 재킷은 월남전을 소재로 한 플래툰, 지옥의 묵시록, 디어 헌터보다 평단이나 관객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 영화이기도 하다. 저명한 평론가인 로저 이버트도 전쟁 영화이면서 전쟁 장면이 거의 담기지 않은 이 영화에 대해 혹평을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꼭 전쟁 장면을 많이 담아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있다. 반전을 소재로 한 이 영화에서 충분히 원하는 바를 전달했다고 생각한다. 

사실적인 묘사를 중시하는 큐브릭 감독이니만큼 조명도 실제 그 장소의 조명을 충분히 활용했으며 일종의 기록영화 형태로 영화에서 반전에 대한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달한다. 음악도 신경을 쓴 걸로 보이는데 롤링 스톤즈의 명곡인 페인트 잇 블랙으로 전쟁에 대한 풍자를 강렬하게 표현한다. 역시 큐브릭이라고 생각될 만큼 좋은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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